영적인 가스라이팅을 피하십시오

곽성규
곽성규

어느 교회의 어느 부서든 열심을 내는 기둥과 같은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특히 주일학교, 중‧고등부에 총무 선생님 같은 분들은 정말 모든 것에 앞서 교회 부서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의 헌신은 정말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그 중에는 미혼인 20~30대 청년 교사 분들도 참 많이 있습니다. 젊은 청년의 시기에 각 부서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하며 자신의 삶을 주님께 드립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삶의 균형을 잘 이루며 봉사와 직장생활과 그리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공예배(청년부예배)와 셀모임까지 잘 참석하며 은혜를 공급받으며 잘 섬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 그 부서 섬김에만 올인 해 나머지 본인이 속한 청년부 예배나 셀모임에 전혀 참석조차 하지 못하는 지체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가 그 부서에 ‘올인’ 했거나, 그 부서의 담당 교역자나 리더에게 ‘올인’을 강요당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둘 사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애매하긴 하지만, 본인이 올인 한 부분이 크다고 해도 부서의 담당 교역자나 리더의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이렇게 본인이 속한 공동체 공예배도 드리지 못하고 한 부서에 올인하는 지체들의 신앙생활이 반드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 중에는 정말 주님이 주신 감동을 받아서 섬기는 지체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본인이 속한 연령 공동체에서 주어지는 하나님의 말씀과 예배의 은혜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면서 다른 부서를 섬긴다는 것이 저는 참 모순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물론 본인들의 책임도 있겠지만, 신앙생활의 방향성을 바로잡아 주지 못하고, 자신의 사역과 부서만 먼저 생각하는 담당 교역자들의 책임이 저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부서의 어떤 봉사자 청년이 자신의 본 소속인 청년부 예배를 드리지 않거나 공동체 모임을 소홀히 하면서 부서에만 열심을 내고 있다면 그 부서 담당 교역자가 이를 먼저 바로 잡아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자신의 부서만 생각하는 부서 이기주의로 그 청년들의 영혼을 그냥 놓아두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만약 부서 담당 교역자가 이 사실을 알고도 그 청년 봉사자들의 열심 때문에 부서 사역이 돌아가기 때문에, 이를 은근히 방관하거나 혹은 부서 섬김에 집중할 것만을 강요하고 있다면 이는 정말로 악한 것입니다.

제가 만약 주일학교나 중‧고등부 담당부서 교역자인데, 청년 선생님들 중 청년부 예배를 참석하지 않으면서 부서 섬김에만 올인 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저는 차라리 부서 섬김을 안 해도 좋으니 차라리 청년부 예배를 우선순위로 참석하고 충분히 은혜를 받으라고 권하겠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여력이 되면, 되는 만큼만 와서 부서에서 섬기라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말로 그 영혼을 위한 배려이자 한 영혼을 위한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누가 부서에 와서 섬기냐구요? 청년들이 없으면 교회 부서가 안 돌아가나요? 사회 경험많고 자녀들도 길러본 중년‧장년 집사님들이 있지 않습니까? 인생의 황혼기를 교회 섬김으로 인생 제2막을 열어가고 싶은 장로‧권사님들과 함께 동역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꼭 청년들이 많이 와서 각 부서를 섬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 봅시다. 가뜩이나 사회초년생 혹은 직장에서 자기의 비전을 찾고 자리를 잡아가면서 시간, 에너지를 써야 할 인생의 시기에, 부서 섬김에 대한 지나친 부담을 줘서 교회에 청년들이 잡아두는 것이 안쓰럽지 않습니까?

또한 자신의 영혼도 못 챙기면서, 부서에서 열심을 낸다고 삶의 균형도 잃어가고 있으면서, 본인은 청년부 예배와 셀 모임에 전혀 참석하지도 않으면서 청년부 광고시간에 버젓이 나와서 교사가 부족해서 모집하니 지원해 달라고 하는 그런 행동은 제발 좀 하지 말아 주시기를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본인이 속한 공동체의 공예배도 드리지 못하고 은혜도 못 받고 있은 그런 봉사자가 또 어떤 청년을 그 부서로 꾀어내어 대체 어떤 봉사자를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까?

각 부서 담당 교역자들도 부서의 영혼들 뿐 아니라 부서에서 봉사하는 봉사자들, 선생님들의 영혼을 마땅히 먼저 살펴야 합니다. 자기 부서 사역이 우선되면 안 됩니다. 내 부서를 부흥케 하기 위한 야망으로 봉사자들의 헌신을 은근히 강요하며, 그들의 영혼이 메말라가게 하지 마십시오. 일전에 중고등부 교사로 섬기다가 너무 영적으로 고갈되서 섬김을 내려놓던 제가 알던 한 자매님이 그러더군요. ‘섬김만 강요당하고 영적으로 전혀 채워짐이 없었습니다’ 라고.

부서 교역자분들은 봉사자들의 영혼을 죽게 만드는 부서 이기주의를 버리고, 봉사자들의 영혼을 먼저 챙기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은 열두제자들을 사역자로 만들기 위해 결코 그들을 혹사시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예수님은 본인이 먼저 죽기까지 본을 보이시고 삶으로 모범으로 실천해 보이셨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먹이고 채우시고,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부서 교역자분들도 예수님처럼 본인이 부서를 위해 죽겠다는 심정으로 모든 것을 짊어지고 먼저 죽으시기 바랍니다. 봉사자들의 영혼을 먼저 챙기고 섬기고 전심으로 돌보시기 바랍니다. 사역의 유용성과 상관없이 순수하게 그들의 영혼을 위해 섬기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부서에서 섬기는 청년들도 본인들이 스스로 균형있게 잘 판단하고 결정하십시오. 절대로 영적 리더라는 명목으로 부서 교역자들에게 ‘영적인 가스라이팅’을 당하지 마십시오. 그들에게 순종할 것은 순종하되 비성경적인 것을 철저히 배격하고 따르지 마십시오. 일정 수준이상으로 비상식적 비성경적인 것을 강요한다면 과감하게 그 부서를 떠나시고 빠져 나오십시오. 본인의 영혼을 먼저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피십시오. 당신의 영혼을 결코 그 교역자가 책임지지 못합니다. 스스로가 책임져야 합니다.

제 주변에 수도 없이 많은 청년들이 이런 부서 이기주의로 결국 영적으로 탈진되거나, 극단적으로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전락하는 것, 심지어 교회를 떠나는 것을 수도 없이 많이 보았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적으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교제하는 가운데 힘을 얻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앙의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누구라도 이 기본을 해치려 든다면, 주님의 자리를 가로채려 한다면, 절대로 가만히 있지 말고 과감하게 결단하고 과감하게 뿌리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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