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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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알 권리’를 명목으로 노골적인 야당 대선 후보 낙선 운동을 한 지난 16일 자 MBC 스트레이트 방송 <김건희 7시간 녹취록>의 역풍이 심상찮다. 우선, ‘서울의 소리’는 ‘민족’과 ‘반일’을 팔아 린치, 급습, 폭행 등의 극좌 행위를 서슴지 않던, 언론이라 부르기 민망한 수준의 유튜브 방송이다. 이번 폭로 역시 녹음 여부를 밝히지 않은 사적 대화를 특정한 의도를 갖고 녹취하는 등의 공작을 벌인 것이다.

이는 취재윤리의 기본을 망각한 것이다. 게다가 MBC에서 ‘일요일 대선을 흔들만한 "단독" 방송을 한다.’는 것을 오마이뉴스가 ‘단독’이라며 속보를 내고, 방송의 원자료가 된 녹취록은 ‘서울의 소리’ 기자가 확보한 것이란다. 이들은 취재 깐부 혹은 취재 공동체인가. 공교롭게도 모두 보수 야당과 감정의 골이 깊은 언론사들이다. 이른바 공영방송이 유튜브의 ‘하청’을 자처한 기가 막힐 사건이다.

MBC는 오는 일요일에도 2차 폭로 방송을 내보낸다고 한다. 깐부 언론 오마이뉴스와 서울의 소리가 국민의힘의 방송금지가처분신청으로 인해 지난 스트레이트에서 방송하지 못한 부분을 계속 방영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오히려 김건희 대표를 여장부라 칭하며 팬카페까지 생기고 있다. ‘까고 보니 별거 없다’라는 안도감과 베일속 흉흉한 소문으로만 접했던 김 대표의 가감 없는 대화 내용이 보수 핵심 지지층이 답답해하고 있던 사안들과 같은 판단을 하고 있음을 엿봤기 때문이리라.

김 대표에 대한 악의적 의혹 상당수가 이번 방송으로 인해 해소됐다는 것도 난센스다. ‘본방사수’한다던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말이 없었다.민주 진영의 ‘투사’ 정철승은 "내가 미리 MBC 방송 내용을 알았다면 말렸을 것"이라고도 했다. 좌파 시인 류근은 "MBC가 뻘짓, 이적행위를 저질렀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가장 재밌는 사실은 자칭 ‘문파’, 잘 알려진 용어로 ‘대깨문’이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겠다며 나선 사실이다. 김 대표의 녹취록 중 ‘문 대통령은 원래 조국을 싫어하는데 좌파들이 밀었다. 우리는 대통령을 보호하려 한 것이다.’라는 민주 진영 내의 계파 투쟁에 관한 얘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세상에 알려지게 되자 반가웠나 보다. 18일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는 "‘문재앙’이라는 멸칭만 삼가해주면 적극 돕겠다"는 문 대통령 열혈 지지자의 장문이 올라왔다. 4년간의 허튼짓은 모두 이해찬 전 대표와 이재명 후보의 짓이라나. 글쎄다. 참 재미있는 대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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