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근
박석근

세계적인 화제작 ‘오징어게임’을 필두로 우리 영화계는 한 차원 높은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화가 때맞춰 피어난 독버섯처럼 설 대목을 맞아 줄줄이 상영을 기다리고 있거나 현재 상영되고 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킹메이커’ ‘나의 촛불’이 그것들이다. 이 중에 특히 문제가 되는 영화는 ‘나의 촛불’이다. 이 다큐멘터리영화는 MBC탐사기획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서 짝을 맞춘 어용 방송인 주진우와 좌편향 배우 김의성의 합작품이다.

‘스트레이트’는 문 정권을 등에 업고 사장에 취임한 박성제의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세상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끝까지 쫓아가 밝히겠다는 신조는 온데간데없고 정권을 보호막을 자처하고 나선 지 오래다. 최근 문제가 된 윤석열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녹취록이 방송된 프로가 바로 이곳이다. 민주당과 문 정부가 박성제의 뒷배를 봐주는 한 MBC는 공영방송이 아니라 일개 유튜브만도 못한 사방송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촛불’은 지난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과 광화문 촛불 광장을 다룬다. 국정농단 중심인물 고영태도 등장한다. 주진우와 김의성은 발표회 때 각각 이렇게 말했다.

"이 영화가 그 양반(윤석열)한테 누를 끼치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영화를 만들 때 저희의 가장 큰 의도는 정치적 중립성이 아니라 저희 자신의 시각을 반영한다"는 것입니다.

아예 대놓고 영화를 통해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말이다. 영화인으로서 부끄러움은커녕 오히려 당당하다.

돌이켜보면 우리 영화계의 좌편향은 노무현 정권 이후부터 본격화되었다. 그들은 과거 주요한 역사적 고비마다 영화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떠오르는 대로 적시하면 ‘택시운전사’ ‘1987’ ‘남영동 1985’ ‘JSA’ ‘괴물’ ‘변호인’ 등 그 외에도 많다. 좌파코드에 편승하지 않은 영화는 천만 관객이 들 수 없다는 말이 영화인들 사이에 회자될 정도로 이념편향 문제는 심각하다. 거기다 영화배우들도 좌파성향을 띄어야 배우답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가 되었다.

영화 내용 중 뭐가 좌파성향이냐고 따지는 관객을 위해 예를 좀 들어보자. ‘괴물’은 용산 미군 부대에서 버린 화학약품이 한강으로 흘러들어 괴생명체가 탄생하고, 이 괴물이 서울시민들을 삼켜버린다. 무고한 시민의 희생 원인이 미군이 되게 만들어 교묘히 반미감정을 건드린다. 또 ‘택시운전사’는 외국인 기자를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로 간다. 그들은 광주에 들어가자마자 다짜고짜 공수부대원들에 의해 폭행당한다. 관객들은 폭력과 살상이 난무하는 자극적 화면에 동요한다. 이로서 작의(作意)가 드러난다. 그건 5·18광주가 아니라 폭력과 살인이다. 그것 뒤에는 군인출신 대통령, 보수정당, 보수주의자, 즉 악의 세력이 있다는 것. 영화는 말하기가 아니라 보여주기가 주가 되기에 이런 엉터리 영화도 대중에게 먹힌다.

영화는 종합예술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인간의 활동이다. 영화와 정치는 물과 기름 같은 관계여야 한다. 섞일 수도, 섞여서도 안 된다. 영화 본연의 미학을 버리고 정치적 도구로 삼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북한밖에 없다.

예술이 정치적 도구로 전락하면 프로파간다(propaganda)가 된다. 프로파간다의 대가 히틀러는 이렇게 말했다. "선전은 진실을 섬겨선 안 된다. 특히 진실이 적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수 있다면 더욱 그렇다."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촛불’은 전형적인 프로파간다로 대선에 개입하는 범죄행위다. 야당은 제작자들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동시에 법원에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시급히 내야한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