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조우석

한국천주교의 망언 시리즈는 끝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 전용기 추락을 기원한다"는 저주를 했던 신부 박주환의 막말은 꼭 1년 전이었다. 천주교 내부에선 그런 게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 당시 역성을 들었던 또 다른 신부 박홍표 같은 이가 수두룩한 탓이다. 그는 "박주환 같은 분이 있어 교회가 깨시민(깨어있는 시민)의 사랑을 받는다"고 응원했다.

‘방울 달린 남자’ 함세웅의 망언은 그 후속이다. 그는 "방울 달고도 여성(추미애 지칭) 하나보다 못하다"며 거친 표현을 했던 게 요즘 일파만파다.

함세웅 관련 일화 중 흥미로운 게 조전혁 전 의원의 회고다. 그가 의원 시절 함세웅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하자 민주당 전체가 난리났다는 것이다. "어디 성인(聖人)을 불러?" 그런 반응이었다. 그런 함세웅이야말로 "시대착오적 꼰대"라고 조전혁은 말펀치를 날렸다.

지난 대선 때 함세웅은 도올 김용옥의 말을 인용해 "이재명이 (후보로) 나온 것은 하늘이 내린 기회"라고 떠들어댔다. 영문학자 백낙청이 "이재명은 김대중 이후 가장 훌륭한 정치인"라고 했던 발언과 동급이다. 하지만 함세웅 망언 중 천주교의 흑역사로 남을 건 따로 있다.

그는 전부터 통진당 이석기를 찬양해왔다. "민주국가에서 어떻게 통진당을 해산할 수가 있느냐?"고 항변하며 이석기가 천주교 신자라고 실드를 쳐줬다. 동시에 그는 박정희 시해범 김재규 옹호론자다. 그런 함세웅인지라 2004년 "노무현이 탄핵에서 풀려난 직후 부활했으니 주님으로 모시자"며 떠벌일 수 있었다.

그의 돈키호테 식 좌충우돌의 진수는 천주교 내부에서 보여줬다. 역대 추기경 세 명을 차례로 들이받는 진기록을 세운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에 대해서는 "그분의 사고는 시대착오"라고 때렸고, 정진석 추기경에겐 교구장 사퇴를 촉구했으며, 염수정 추기경은 "성서적으로 기초도 없다"고 맹비난했다.

그런 그가 정의구현사제단를 만든 초기 멤버였다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 실은 함세웅이야말로 비성경적이고, 비신학적이다. 그는 현대 가톨릭의 출발인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잘못 이해했다. 기독교 좌파의 시각에서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멋대로 해석했다는 증거는 수두룩하다. 그간의 망언과 돌출 행동이 그걸 새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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