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재
김병재

설 연휴 서울시내 한 극장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열정과 투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감독 김덕영)을 봤다.120석 객석 중 3분 2이상이 찼다. 설 연휴가 끝난 13일 현재 32만 명의 관객이 봤단다. 올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중 최고 흥행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중이다. 이변도 이런 이변이 없다. 적지 않은 관객이 눈물을 훔치고 박수도 터져 나온다. 한 관객은 "이 대통령에 미안하다"며 "젊은 세대가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건국전쟁’은 거의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진 역사적 사건들을 설명한다. 일제시대 독립운동과 미국 유학시절을 거치면서 공산주의가 아닌 민주주의 신봉자로서의 청년 이승만,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토대가 된 농지개혁, 50년대 그 시절에 한미동맹을 맺은 국가지도자 이승만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그간 이 대통령에 대한 몰이해, 폄훼, 누명을 바로 잡아준다. 친일파, 3·15부정선거,독재자, 6·25 남침전쟁 당시 ‘런승만 ’으로 폄훼됐던 한강교 폭파사건 등이 오해와 조작이었음을 밝혀낸다.

그 중 미국 뉴욕 서재필기념관 한쪽 구석에 포장도 안 풀고 박스째 ‘쌓아둔’ 이 대통령 자료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건국 대통령 자료들인데 이렇게 방기해 둘 수 있나? 라는 분노와 죄책감이 든다. 한 특정세력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의도적으로 그랬다는 관계자의 말을 듣고는 귀를 의심했다. 깨진 유리창 그대로 굳게 닫힌 채 버려진 하와이 이승만기념관은 또 어떤가. ‘이승만 지우기’가 조직적으로 자행됐음을 보여준다.

영화는 가슴벅찬 희귀한 자료도 공개한다. 6·25 남침전쟁을 치르고 10월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듬해인 1954년 미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 영웅의 거리에서 카퍼레이드하는 스펙터클한 장면이 그것이다. 이 대통령이야말로 오늘날 대한민국 번영과 국방의 초석이 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끈 국제적 감각을 지닌 국가 지도자였음을 보여준다.

‘건국전쟁’을 계기로 이승만 관련 영화가 더 나오길 기대한다. 후세들에게 잘못 알려진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웰 메이드(well made) 극영화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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