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재
김병재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성장세가 괄목할 만하다. 넷플릭스등 OTT시장이 CGV, 롯데시네마 등 전통적인 영화관 시장과 맞먹을 추세다.

2024년 국내 방송 콘텐츠 시장서 OTT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규모 3조 원의 절반인 1조5000억 원쯤이다. 2018년 20%에 불과하던 OTT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올라와 50%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 전체 영화시장 규모 1조6500억 원에 맞먹는 수치다.

하지만 글로벌 미디어시장은 급변하는데 정작 이른바 ‘충무로’ 영화인들은 몰랐다. 팬데믹 이후 영화산업 자체가 붕괴 일보 직전까지 가도 정부지원금 타령만 했다. 2021년 문재인 정부가 ‘알박기’로 편성해 놓은 2022년 1000억 원의 진흥사업은 복지사업에 다름아니었다.

OTT 산업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팬데믹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OTT가 발빠르게 시장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2019년 좀비드라마 ‘킹덤’의 성공으로 국내 시장을 단숨에 장악했다. 넷플릭스는 K-영화시장을 가장 중요한 콘텐츠 보급기지로 인식하며, 국내 콘텐츠의 창작 생태계와 관람 행태를 OTT 중심으로 재편시켰다.

이제 OTT가 대세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문제는 토종 OTT의 약세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의 물량공세에 티빙·웨이브·쿠팡 등 이른바 토종 OTT는 열세를 면치 못하는 형국이다. 이에 최근 문체부의 OTT-방송영상 콘텐츠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은 유의미해 보인다. 유인촌 장관은 이미 "정부와 민간기업이 공동 출자해 6000억 원의 규모를 조성하고 K-콘텐츠 펀드 출자를 3400억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한 바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토종 OTT를 위해 정부가 발벗고 나선 모양새다.

이는 문체부가 ‘문화산업부’로 변신하고 있음을 알리는 정책이다. 다만 이같은 토종 OTT 살리기가 자칫 과거 스크린쿼터제(한국영화의무상영)처럼 글로벌시장에 역행하는 반시장주의 정책으로 변질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토종 OTT가 속히 경쟁력을 갖춰달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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