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1경원에 가까운 투자비 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올트먼 CEO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 54차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1경원에 가까운 투자비 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올트먼 CEO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 54차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1경원에 가까운 투자비 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투자자 모색과 함께 반도체를 함께 개발할 핵심 파트너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파운드리 업계 주도권 경쟁의 승부처가 될 초미세 2나노미터(㎚) 공정 도입을 두고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미국 인텔 간 기술개발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올트먼 CEO의 천문학적인 투자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가 지키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자체 AI 반도체 생산을 위해 사상 최대인 7조 달러(약 9300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섰다. 올트먼 CEO가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은 현재 AI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 공급난이 계속해서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가 만든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다. 하지만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문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제품을 받아보기까지 수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물론 가격 부담도 날로 커지는 실정이다.

현재 글로벌 AI용 반도체 시장은 사실상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시장점유율은 80% 이상으로 압도적이다. 경쟁사 AMD가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아직 기술 역량이 부족한 탓에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은 80% 이상의 점유율로 사실상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다. 이는 오픈AI가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AI 개발 경쟁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보급 사정에 따라 기술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오픈AI보다 체급이 큰 IT 공룡을 상대하기 위해선 필요한 장비를 제때, 그리고 자사에 꼭 맞는 장비를 조달할 수 있는 안정적인 ‘벨류체인’ 구축이 필수라고 본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최대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프리퍼드네트웍스(PFN)와 손잡고 2㎚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공장.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최대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프리퍼드네트웍스(PFN)와 손잡고 2㎚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공장. /삼성전자

이를 위해 올트먼 CEO는 주요 자금조달 창구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오일머니’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를 뛰어넘을 AI 반도체 역량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을 만나 자사 반도체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올트먼 CEO는 세계 곳곳의 반도체 기업을 찾아 반도체 동맹에 함께 할 파트너를 직접 물색하고 있다. 이에 올트먼 CEO가 어떤 반도체 기업과 손을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26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올트먼 CE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이 있는 경기도 평택과 이천을 찾아 각 회사의 생산설비를 둘러보고 최고 경영진과 면담을 진행했다. 아울러 오는 21일(현지 시간) 인텔의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 참석해 펫 겔싱어 CEO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온 반도체 기업 수장들과 만날 예정이다. 앞서 올트먼 CEO는 그동안 TSMC와도 여러 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CEO의 구상이 현실화한다면 기존 반도체 업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반도체업계 일각에서는 올트먼 CEO가 주도하는 AI 반도체 동맹에 삼성전자의 합류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를 아우르는 맞춤형 AI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최대의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프리퍼드네트웍스(PFN)와 손잡고 2㎚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했다. PFN은 토요타·화낙·NTT·히타치 등 일본 대기업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엔비디아 등과도 협력한 유니콘 스타트업이다.

삼성전자가 PFN의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글로벌 AI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회사의 최첨단 칩을 생산하면서 경험을 쌓아 TSMC를 제칠 초대형 수주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TSMC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SK하이닉스와 AI 동맹을 꿈꾸고 있다. TSMC가 SK하이닉스의 HBM 패키징 등 일부 공정을 담당하는 식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인텔은 세계 3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와 초미세 공정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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