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 일제히 환영...北 주민들에게도 자유‧통일 희망 줄 것으로 기대

“金일가 생일이 國기념일인 北주민들, ‘탈북민의 날’ 제정에 충격 받을 것”
“탈북민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갈수 있는 법적 환경 마련한 7월 14일”
“탈북민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차별 줄고 인식 개선되는 계기 될 것”
“앞서 북한 탈출한 탈북민이 北주민들 노예해방 돕는다는 의미도 있을 것”

대한민국 정부가 7월 14일을 국가기념일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날’로 제정하기로 최근 밝힌 가운데, 대다수 탈북민들은 한국 내 탈북민들의 처우와 인식 개선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도 자유와 통일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 관련 민간 단체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대한민국 정부가 7월 14일을 국가기념일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날’로 제정하기로 최근 밝힌 가운데, 대다수 탈북민들은 한국 내 탈북민들의 처우와 인식 개선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도 자유와 통일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 관련 민간 단체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날’을 국가 기념일로 제정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은 탈북민들을 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 주민을 잊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7월 14일을 국가기념일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날’로 제정하기로 최근 밝힌 가운데, 일본 도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탈북민 출신 해외 1호 박사’ 최경희 샌드연구소 소장은 지난 22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평했다.

대다수 탈북민들은 이번 ‘탈북민의 날’ 제정에 대해 일제히 환영 의사를 표했다. 한국 내 탈북민들의 처우와 인식 개선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도 자유와 통일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소장은 “(탈북민의 날 제정이) 탈북민과 북한 주민이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며 “북한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통일은 성사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현재 상황에서 탈북민뿐 아니라 북한 주민에게 자유와 통일에 대한 더 큰 희망의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북한에서는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 등 김 씨 일가의 생일을 국가 기념일로 지정하지만 한국에서는 탈북민을 위한 기념일을 제정한다는 사실이 북한 주민에게는 큰 충격과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같은 날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탈북민의 날’ 날짜 지정에 관련해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법이 시행된 날(7월 14일)로 의견이 수렴됐다”며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법은 탈북민에 대한 포괄적 지원 정책이 담긴 법으로, 탈북민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법적으로 마련한 날”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법 제정) 이전에는 여러가지 소극적인 관계법령에 따라 탈북민들의 대한 국가적 대책들이 주어지고 있었지만, 이 법 제정으로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의해 북한이탈주민에 관한 법령이 정해지고 시행됐다”며 “탈북민들이 법적으로 보호와 지원을 받으면서 당당하게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나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작가‧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인 박연미 씨도 같은 날 VOA와의 인터뷰에서 “탈북민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것은 한국 내 탈북민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라며 “탈북민에 대한 차별이 줄고 탈북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씨는 “한국인들은 자유를 갖고 태어나지만 탈북민들은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한국에 온 사람들”이라며 “이번 기념일 제정을 통해 한국인들도 자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탈북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고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념일 제정이 탈북민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도 자유에 대한 희망을 줄 것”이라며 “북한에서는 김 씨 일가나 조선노동당 관련 기념일만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탈북민을 기념하는 날도 있다는 사실이 북한 주민들에겐 한국 사회가 얼마나 좋은 사회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에서 북한 인권 활동을 벌이고 있는 ‘징검다리’의 박지현 공동대표도 VOA와의 인터뷰에서 “탈북민의 날이 홀로코스트 추모일처럼 북한 김 씨 정권 하에서 무고하게 죽어간 북한 주민을 기리는 날로 기억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기념일 제정 등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해외 여러 곳에서 북한 주민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특히 한국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돼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 탈북민들은 프랑스 혁명처럼 무장 혁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비폭력 투쟁으로 북한 정권을 탈출한 사람들”이라며 “앞서 북한을 탈출한 우리가 북한 주민들의 노예 해방을 돕는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민국 통일부는 탈북민의 날을 지정하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탈북민 단체와 유관 부처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7월 14일을 ‘북한이탈주민의 날’로 정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7월 14일은 지난 1997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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