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재
김원재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최근 경력 단절된 여성에게 최대 90만 원을 지원하는 ‘우먼업구직지원금’ 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은 1300명의 신청자에게 월 30만 원을 3개월간 지급한다.

임신과 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지원하는 것은 저출산 문제 해결이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성평등 측면에서도 상당히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2030 남성들 역시 이 정책을 동의한다.

그런데 2030 청년들이 이 정책에 대해 명백한 남성 차별이라고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어이없는 짓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임신 또는 출산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뿐만 아니라 한 번도 출산을 한 적이 없거나 미혼인 여성도 신청 적격자에 포함시켰다. 심지어 취업을 단 한 번도 한 적 없는 이른바 ‘백수’ 여성 역시 신청 적격자에 포함됐다. 시가 지원금 접수 당시 자녀 유무를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미출산 여성과 미혼 여성이 경력 단절과 무슨 상관이라고 이들에게 피 같은 세금을 지원해야 하는 것인가? 무엇보다 이 사업의 목적은 ‘경력 단절’ 여성 지원이다. 취업 한 번 한 적 없는 여성이 왜 ‘경력 단절’ 지원 대상이 된다는 것인가?

더 황당한 것은 이 사업의 혜택을 받은 여성 중 20퍼센트, 즉 5명 중 1명이 미혼이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260명의 임신 또는 출산으로 인해 경력 단절이 된 여성들이 이 사업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한마디로 미혼 여성 때문에 정말 지원 받아야 될 여성들이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필자는 과거 서울시의 한 행정구역에서 이와 동일한 사업을 하는 것을 발견해 지원자격 요건을 정정시킨 바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낙관했지만, 오 시장은 필자의 이런 기대를 처참하게 무너뜨렸다.

과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2030 남성의 70퍼센트가 오 시장을 뽑았다. 그래서인지 오 시장은 그들을 자신이 무슨 짓을 해도 지지해줄 ‘집토끼’로 보고 있는 것일까?

오 시장이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정말 큰 착각이다. 2030 남성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이준석 대표조차 그들에게 반하는 선택을 했다가 한순간에 몰락한 것을 보면 모르겠는가?

오 시장은 결과적으로 남성 차별을 야기하는 이 정책을 폐기 또는 정정해야 할 것이다. 오 시장 본인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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