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조우석

영화 ‘건국전쟁’ 흥행 이후 다시 문제는 여전히 학교 교실로 지목된다. 잘못된 근현대사를 가르치는 전교조 교사들이 수두룩한 탓이다. 그건 오래됐다. 일테면 11년 전에 나왔던 단행본 <한국사 교과서 어떻게 편향되었나>(정경희 지음)는 금성출판사의 현대사 교과서를 이렇게 지적했다. ‘교과서는 통일지상주의에 사로잡혀 대한민국을 건설한 세력을 조직적으로 폄하한다.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면서 1987년 이전의 모든 정권을 독재라고 하지만 막상 북한에는 눈 감는다.’

이승만 죽이기도 그 맥락인데, 마침 멋진 행사가 지난주 용산CGV에서 마련됐다. 교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를 발표하는 공간, 이 모든 게 ‘건국전쟁’ 흥행 덕분임은 물론이다.

그중 고2-중2-초6 아들을 키우는 서울 관악구의 학부모 김모 씨 발표가 리얼했다. 특히 막내가 겪었던 2년 전 일은 남 얘기가 아니다. 발표에 따르면 그 가족은 좌파 탈출에 성공한 집안이다. "이승만 대통령을 안 것도 5년이 됐다. 문재인 시절 ‘이건 아닌데’ 싶었다가 전광훈 목사를 알게 되며 온 가족이 주말 광화문에 갔다. 친정어머니까지 한마음이었다."

그런 까닭에 2년 전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던 막내도 의젓한 이승만 공부 5년차 학생이었다. 문제는 사사건건 학교와의 충돌이다. 한번은 담임교사가 존경하는 인물을 숙제로 냈다. 막내는 망설임 없이 이승만으로 정했다. 교사가 벌컥 화를 냈다. "그 사람은 독재자에 분단 원흉이라구". 친구들도 맞장구쳤다. 상처 입은 막내를 엄마가 겨우겨우 다독거려야 했다.

얼마 뒤 할로윈 축제가 또 문제였다. 그걸 막내가 거부하자 담임이 또 화냈다. "왜 그래? 어느 교회 다니니?" 명백한 반기독교 폭력 앞에 급기야 부부가 학교 교장에게 자초지종을 고했다. 다음날 담임이 막내에게 억지로 사과하는 척했다. 이번엔 집에 돌아온 막내가 폭발했다. "엄마, 저는 이승만 대통령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원해요." 우와, 우리 아이들 이렇게 당당하다.

고심 끝에 가족은 이승만 동화를 쓰기로 결심했다. 나중에 친구들에게 나눠주자는 생각이었다. 지금 동화 <우당탕탕 이승만 대소동>을 블로그에 절찬 연재 중이라는 게 그날 보고의 마무리다. 쇼킹하다. 짐작만 했던 교실 전쟁의 양상이 이렇게 무섭고, 한 가족의 분투도 눈물겹다. 교실 정상화밖에 답이 없다. 근데 교육부는 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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