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조우석

저들의 뻔뻔함은 대체 어디까지인가? 북한이 2020년 6월 여봐란듯 폭파했던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뒷소식이 들려왔다. 저들은 잔해를 철거한 뒤 공단 내 공장을 멋대로 돌리는 중이란다. 물론 우리와 상의 한 마디도 없다.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가동되는 공장은 30곳이며 통근 버스로 활용되는 차도 현대차의 에어로시티로 추정된다.

왜 이게 문제인가는 너무도 자명하다. 우선 폭파 사무소와 공장 등 시설물은 100%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로 지어졌다. 투입 액수만도 1000억 원 내외다. 이 모든 게 한순간 잿더미가 됐다. 우리가 입은 재산 손실도 문제지만, 더욱이 연락사무소는 국제법상 외교 시설물로 분류된다. 즉 연락사무소는 국가 간 수교 전 단계에서 설치하는 것이며 사실상의 대사관이다.

4년 전 그 시설물을 김정은 일당이 무단 폭파한 것은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공격 행위였다. 당연히 그때 북한의 패악질에 책임을 묻고 사과와 재발 방지책까지 따졌어야 옳았다. 문재인 정권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외려 당시 의원 윤건영은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을 자극했다"며 대놓고 북한을 두둔했다. 그중 최악은 송영길 입에서 나왔다. 그는 "대포로 폭파하지 않은 게 어디냐?"고 헛소리했다. 당시 그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신분이었다.

얼마 전에 나온 책 <대통령이 된 간첩>(고영주·장영관 지음)도 "(그들은) 북한을 향한 자신의 충성심만 전할 수 있다면, 국민에게 욕먹는 일을 별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다행히도 정권이 바뀐 뒤 김영호 통일장관은 지난해 말 개성공단을 무단 가동하는 북한에 책임 물을 것을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게 북한에 미칠 실효성 여부는 단언키 어렵지만, 윤석열 정부는 다르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즉 버르장머리 없는 북한에 응징하겠다는 의지다.

문제는 남는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깡패 노릇을 반복해온 북한도 문제지만, 저들의 불법행위를 방치하거나 관용을 해온 건 결국 우리였다. 제멋대로 행동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걸 확실히 심어줘야 저들이 바뀔 수 있다. 그걸 더욱 더 나쁘게 만든 문재인 정권의 책임을 다시 한 번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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