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김정식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며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알린다. 그 와중에 ‘한동훈 특검법’ 따위를 들고 국민의 선택을 바라는 조국혁신당의 등장은 대한민국 정치와 그 구성원들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심지어 그는 ‘검찰 독재 정권 조기 종식과 사법 정의 실현’을 들먹인다. 감히 조국이 말이다.

조국 가족의 카톡방에서 조국이 보낸 "아빠 대기하마. 문제 보내줘.", "아빠 준비됐다. 문제 보내주면 나는 아래에서 위로, 너는 위에서 아래로, 당신(정 전 교수)은 마음대로"라는 대화 내용이 여전히 생생하다. 미국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아들의 시험을 부모가 대신 치러준 것이다. 결국 조국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2심까지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 어떤 명분을 갖다 붙이든, 조국은 ‘감방 가기 싫어서 몸부림치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조국의 부인 정경심 교수는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올해 8월 출소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크게 ‘조민 입시 비리’, ‘사모펀드 비리’, ‘증거인멸’ 등의 사건에 대해 판결이 난 그녀의 유죄항목을 보면 기가 막힐 지경이다. 사문서 위조부터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 방해, 허위작성공문서 행사, 보조금법 위반, 사기 등등 화려하다.

결국 조국의 총선 출마는 자신의 부정행위와 범죄 혐의에 대한 방탄이자 정당화다. 심지어 조국혁신당에 입당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당의 승리를 위해 불출마하겠다"며 탈당한 인물이다. 불출마 약속을 뒤집은 것이다. 이들 모두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대신, 정당을 이용해 자신의 범죄를 보호하는 이재명의 길을 선택했다.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조국 부부와 그 동료들의 범죄 이력에 가려진 것이 있다.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에서 이제는 사상 전향을 했느냐"는 질의에, 자신을 "자유주의자인 동시에 사회주의자"라며 사상 고백을 한 부분이다. ‘공적인 존재의 정치적 이념의 경우, 그 공적인 존재가 가진 국가·사회적 영향력이 크면 클수록 그 존재가 가진 정치적 이념은 국가의 운명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더욱 철저히 공개되고 검증되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2002)가 있다.

헌법으로 보호받는 그의 양심의 자유를 뭉개며 전향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썩어빠진 양심을 움켜쥐고, 헌법을 악용해 보호받고자 하는 조국의 행동을 자유라 말할 수 있을까.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라는 모순적인 규칙을 만들면서까지 권력을 유지하려던,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 속 돼지들이 떠오른다. 적어도 혼자 있을 때만큼은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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