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줄 알았다. MBC의 습관성 날조·왜곡 보도 행태가 어딜 가겠나. 왜곡·날조의 스킬(skill)도 날이 갈수록 기기묘묘해지고 있다.

MBC는 지난 주 속칭 ‘황상무 회칼 테러 발언’을 보도했다. 이 보도는 누가 봐도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기자들 앞에서 과거 정보사 군인이 언론인을 칼로 테러한 사건을 상기시키면서 "MBC는 조심하라"고 협박한 것으로 이해됐다. 결론부터 말해, MBC의 이 보도는 왜곡이다. 발언의 주요 부분을 의도적으로 편집해 본뜻을 바꾼 날조 수준의 전형적인 ‘꺾기 왜곡’이다.

대통령실과 여권 관련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황 수석은 이날 방송사 후배 기자들과 좋은 분위기 속에 식사를 하게 됐다. 황 수석은 과거 김신조 무장공비 청와대 습격사건, 8·18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등을 이야기하던 중 자신의 군대생활(정보사령부 근무) 얘기를 하게 됐다는 것.

문제의 정보사령부 군인의 ‘회칼 테러 사건’ 발언은 과거에 권력이 언론을 겁박한 여러 사례들을 얘기하는 가운데 나왔다. 황 수석은 "과거에는 그런 회칼 테러사건도 있었고 DJ(김대중) 시절에는 언론사에 대한 세무사찰로 조·중·동 사주가 구속된 경우도 있었는데 우리는 절대로 그런 짓 안 한다. 언론도 정부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를 부디 자제해달라"는 취지로 부탁한 것이 황 수석 발언의 전부라고 한다.

MBC는 이 발언의 취지와 주요 부분을 잘라버리고 ‘회칼 테러’ 발언만 부각시켰다. 이같은 ‘꺾기 왜곡’은 본래 취지와 의미를 의도적으로 바꾼 ‘사실상의 날조’에 해당한다. 날조(fabrication)는 범죄행위다. MBC는 황 수석의 발언 전체를 보도하든가, 사과 방송을 내고 해당 기자와 데스크 등 보도 라인 관련자들을 문책해야 한다. 아니면 수사를 받는 게 도리다. 지금이 어떤 시기라고 대통령실 수석이 그런 말도 안되는 무식한 협박을 하겠나.

MBC는 사실보도를 포기한 지 오래 됐다. 2008년 100일간의 촛불 난동 사태를 불러일으킨 광우병 보도에서부터 박근혜 탄핵 관련 왜곡 보도, 최근의 ‘바이든 날리면’까지 MBC는 팩트(fact) 오류는 물론 게이트 키핑 기능도 이미 사라졌다. 대다수 상식적인 국민은 MBC 뉴스를 시청하지 않는다. 국민 전체가 아니라 민노총 등 일부 계급만 대변하는 MBC는 우리 국민에겐 필요 없는 방송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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