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
이춘근

김정은이 마음놓고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실험을 할 수 있던 시절은 끝났다. 스스로를 남측 대통령으로 비하하며 북한의 온갖 악행에도 머리 조아리던 문재인 정권은 종지부를 찍었다. 문 정권은 지난 5년간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모르는 척했고, 미국이 북한의 행동을 처벌하려 할 때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라는 명분으로 막았다.

이 사람들이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이상한 사람들이었는지 혹은 ‘북한 체제로 통일되어도 문제없다’고 생각했는지 혹은 더 나아가 ‘북한 주도의 통일이 차라리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인지, 필자는 잘 모른다. 아무튼 3월 9일 국제정치와 대한민국에 대해 상식적이며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미국은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한국보다 더 환영하는 것 같다. 북한의 악행에 대한 처벌을 자제했던 미국은 한국 대선 이후 본격적·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3월 15일 주한미군과 인도태평양함대는 북한이 2월 27일과 3월 5일 단행했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응징을 취하기 시작했다. 주한미군은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패트리엇 미사일 훈련을 강화했고,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필리핀해의 아브라함 링컨 핵항모 탑재 전투기들을 서해까지 원정 작전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미국은 북한이 4월 15일 김일성의 생일 즉 태양절을 맞이하여 ICBM 혹은 핵실험을 단행할지도 모른다고 판단하고,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아브라함 링컨호를 아예 동해에 진입시키는 강경조치를 단행했다.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 훈련을 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동해에 진입한 미국 항공모함은 김정은에게 핵실험 혹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단행할 경우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보복 조치들에 대해 잘 생각해 보고 알아서 행동하라는 경고였다. 미국 항공모함이 동해에 진입할 경우 김정은을 위시한 북한의 핵심 간부들은 최악의 상태에 대비, 땅굴로 숨는 것이 관례다.

역시 김정은은 자제했다. 4월 15일에 신형무기를 과시하지 못했으며 별다른 성명조차 내지 못했다. 김정은이 알아듣는 언어는 ‘막강한 군사력’이라는 사실이 다시 증명되었다. 이제 한반도에 적용될 만고불변의 진리는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다. 김정은은 동해에 출현한 미국 항공모함에 대해 심각하게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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