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재
김원재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블어민주당이 그야말로 풍비박산 나고 있다. 바로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들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며 50년대생, 80학번, 60세를 일컫는 이른바 ‘586세대’의 정계은퇴를 강력권고 했다.

박 위원장의 이같은 주장에 민주당 중진들이 즉각 반발했다. 일부 의원들은 박 위원장을 향해 "개인 자격으로 여기에 온 게 아니지 않냐. 앞으로 지도부와 상의하고 공개 발언하라"고 박 위원장을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가자,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 것인지 박 위원장은 "제가 말씀드린 586의 ‘아름다운 퇴장’ 발언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사실 특정 세대라는 이유로 정치에서 용퇴하라는 것은, 자칫하면 성별로 사람을 차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매우 심각한 차별행위로 보여질 수 있다. 다행히 박 위원장이 세대가 아닌 특정 행동양식을 비판한 것이라고 한 발 물러났기에 망정이지, 그대로 고수했다면 민주당의 지방선거는 그야말로 참패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박 위원장이 지방선거가 며칠 남지 않은 이시점에 도대체 왜 이같은 발언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박 위원장은 처음 586용퇴론을 꺼냈을 때 그 이유로 당내 586세대 정치인들의 내로남불과 그들의 내로남불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팬덤정치를 들었다. 내로남불과 막무가내 옹호 팬덤 퇴출을 쇄신의 가치로 삼은 것이다.

그렇다면 박 위원장이 지방선거 참패를 무릅쓰고 소신있게 ‘쇄신’을 밀어붙인 것일까? 그건 아니다. 민주당 지지성향 좌판 논객으로 분류되는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페미세력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그 자신도 페미성향을 가진 정치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필자가 앞선 칼럼에서 지적했듯이, 여성가족부를 필두로하는 대한민국 페미니스트는 여성이기주의를 바탕으로 각종 내로남불 정책과 사업을 시행중이다. 시민사회의 페미단체는 이런 내로남불을 무작정 옹호하는 전형적인 팬덤 정치의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박 위원장이 페미세력은 도외시하고 586세대만의 용퇴를 주장했다는 것은 쇄신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다. 바로 당내 586 정치세력과의 권력투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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