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형
강규형

나는 대중음악도 좋아하고 고전음악도 좋아한다. 두 음악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다. 한쪽 수준이 더 높다거나 우월한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크로스 오버(Cross over)라는 형태로 상호 교류도 활발하다. 세계적인 명성의 교향악단이 비틀스의 ‘예스터데이’ 같은 곡을 연주하는 광경은 그리 낯설지 않다.

고전음악은 ‘어렵다’ 또는 ‘지루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재미있고 즐거운’ 음악이다. 우리 주위에는 의외로 많은 고전음악 공연이 있고 수준도 높다. 이 세상에 서울만큼 많은 고전음악 공연이 매일 열리는 도시도 많지 않다. 다른 국내 도시에서도 의외로 많은 공연이 열린다.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저렴한 가격에 수준 급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국내에는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같은 세계적 수준의 교향악단이 있다. 이들은 일류 지휘자를 상임으로 두고 있거나 세계적인 거장 지휘자와 유명 연주자를 초빙해 높은 수준의 연주를 한다. 각 도시에도 교향악단이 촘촘히 존재한다. 부산에는 부산시향, 대전에는 대전시향 등. 부천 같은 작은 도시에도 수준급의 ‘부천필하모니’가 당당히 연주한다. 코리안 심포니에서 ‘국립심포니’로 이름을 바꾼 악단도 활발히 활동한다. 시민들의 세금과 후원금으로 운영되기에 비교적 착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매년 국내 모든 교향악단이 총출동하는 교향악 축제도 있다.

유명 음악인이나 연주단체가 내한했을 때 반짝 관심을 보이는 것보다는, 주위의 음악단체나 음악인들의 연주를 ‘정기적’으로 가는 음악애호가들이 많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주위의 음악을 꾸준히 사랑해주는 팬들이야말로 진정한 음악애호가다. 한국에선 일반인도 저렴하면서 수준 높은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