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조
오광조

1974년 캐나다의 아서 아론과 도널드 더튼 박사는 70m 높이에서 심하게 흔들리는 다리와 지상 3m에 있는 안전한 다리에서 실험을 했다. 젊은 남성들이 다리를 건너면, 여성 도우미가 질문을 한 뒤 결과를 알고 싶으면 전화 하라고 번호를 줬다.

흔들리는 다리를 건넌 남성은 50% 이상 전화했고 안정된 다리를 건넌 남성은 12.5%만 전화했다. 다리를 건너느라 심장이 두근거릴 때 마주친 이성을 더 매력적으로 느껴서 전화한 것이다. 이를 ‘흔들다리 효과’라고 한다.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 이성을 만날 때가 안정된 다리 위에서 만났을 때보다 호감도가 높아진다는 이론이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때문이다. 누군가에서 사랑을 느끼면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긴장 상태에서도 같은 호르몬이 분비된다.

정서 경험에는 생리적 각성과 인지적 해석의 두 가지 요인이 필요하다. 생리적 반응을 인지적으로 받아들여 정서를 해석한다. 심장 박동수 증가는 상황에 따라 ‘심박동 증가’라는 단서를 가지고 분노·공포·기쁨 등으로 경험한다. 긴장 상태에서 이성과 같이 있을 때 심장이 빨리 뛰고 손발에 땀이 나는 등 신체 변화를 감정 변화로 착각한다. 이를 함께 있는 사람 때문에 생기는 사랑의 감정이라고 해석해 버리는 것이다. 좋아해서 심장이 뛰는 게 아니라 심장이 뛰니까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거다.

롤러코스터 같은 놀이기구를 타거나 스포츠를 함께하는 등 공포나 스릴 넘치는 경험을 함께한 경우, 숨이 차거나 단순히 숨만 가빠도 흔들다리 효과가 발생한다. 영화 등에서는 목숨이 걸린 상황 속에 주인공 남녀가 급박하게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대부분 흔들다리 효과의 영향이다.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으면 공포영화를 같이 보거나 놀이동산에 가면 흔들다리 효과 덕을 볼 수 있다. 바이킹, 자이로드롭 등 익스트림한 놀이기구를 타면 심장의 두근거림을 이성의 매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 놀이기구가 무섭다면 가벼운 레포츠를 추천한다. 같이 뛰다 보면 땀도 흘리고 두근두근거림을 이성의 매력으로 착각한다. 스포츠댄스 등 운동하면서 발생하는 가벼운 접촉도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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