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팩트 기반해 시청자 혼동 일으키는 보도 일삼으면 곤란"

지난달 27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에서 최아리 기상캐스터가 날씨를 전하며 파란색 숫자 1을 설명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지난달 27일 방영된 MBC 뉴스데스크에서 최아리 기상캐스터가 날씨를 전하며 파란색 숫자 1을 설명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MBC 제3노조는 4일 조선일보가 최근 MBC가 날씨 예보를 전하는 과정에서 특정 정당을 연상시키는 숫자를 거론하며 방송한 것을 두둔하고 나선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최아리 기상캐스터가 날씨를 전하며 파란색 숫자 1을 설명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캐스터는 손가락으로 숫자 1을 만들어 보이며 "지금 제 옆에는 키보다 더 큰 1이 있다. 1, 오늘 서울은 1이었다.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보도는 정치권은 물론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4·10 총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특정 정당의 투표를 독려하는 것 같다는 비판이었다.

이에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맨 아랫단에 "보도에 문제가 있는지 아닌지는 공론장에서 시청자가 판단하는 게 우선이다. 권력이 정부기관을 동원해 언론을 통제하려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왜곡을 일삼는 방송사에 도리어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의 입장은 언론의 자유 범위 내이니 정부기관이 과도한 제재에 나서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언론의 자유라고 해서 잘못된 팩트에 기반해 시청자에게 혼동을 일으키는 보도를 일삼으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두 번의 사례가 아니라 MBC 뉴스의 날씨는 세 차례 정치색을 드러낸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보도 외에도 MBC는 지난 2021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자, 이튿날인 2021년 4월8일 MBC의 유튜브 날씨 채널에서 출근길 날씨 동영상을 게재하며, ‘속상하지만 괜찮아… #봄이야’라는 제목을 붙여 논란이 됐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2022년 5월 31에도 MBC 낮 12시 뉴스는 전국 주요 도시 3곳의 날씨를 전했는데 서울, 광주에 이어 뜬금없이 양산을 넣은 바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반복되는 문제의 원인에 대해 "언론노조 MBC 파업에 기상캐스터로 적극 동참하다가 최승호 사장이 들어오자 기자로 전환해 기상팀장이 되었던 H모 기자는 날씨 데스킹을 하기 전 기자교육을 제대로 받았어야 마땅했다"며 "날씨 기사를 보도국이 공유하는 뉴스제작시스템에 올려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하지 않고 밀실에서 제작해오는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와 다르게 공영방송 MBC는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하다"며 "공공재인 지상파를 사용하는 공영방송의 규제는 일간지의 규제보다 더 엄격한 측면이있고, 일반 표현의 자유 잣대로 공영방송의 보도 범위를 생각하다가 자칫 공정방송을 향유할 국민의 권리를 방기하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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