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
정기수

조국 방탄 조국혁신당의 어부지리 태풍이 찻잔을 엎을 기세다. 단번에 3등으로 올라섰다.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의 민주연대(새로운미래에서 7일 당명을 바꿨다)를 초라하게 눌러앉히고 있다.

조국 당은 여론조사 비례대표 투표 선호 정당에서 지난 주말까지 9~13%, 이번 주 14%가 됐다. 국민의힘은 28%, 민주당은 17%로 떨어졌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비례 정당 지지를 대거 조국으로 바꾸고 있다는 징표다. 마치 고만고만한 제3지대 ‘신당 여자’들에게는 눈길을 안 주다가 ‘조국 아가씨’가 등장하니 기다렸다는 듯 휘파람을 부는 사내들 같은, 의외의 중도층과 연성 좌파 지지자들의 표심이다.

이들은 왜 조국 당에 호감을 보이는 것일까? 선호 정당 20%면 약 700만 명이다. 이중에는 MBC의 대깨문 간부가 "딱 보니 100만"이라고 했다는 조국 수호 집회 참가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을 것이다. 문재인 다음을 청와대 민정수석 후 법무부 장관 조국이 확실히 이어 줄 것으로 믿었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자녀 입시 부정으로 무너지자 그를 ‘도륙 수사’한 윤석열-한동훈 검찰에 자기 부모-자녀를 죽인 살인마보다 더한 증오와 원한을 품었다. 그 감정을 윤석열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밥먹듯 부르고 있는 탄핵 타령에 실어 해소해 오다가 총선을 맞게 됐다.

이 불에 기름을 부은 조국 도우미가 바로 이재명이다. 그는 차기 당권-대권 후보 확보를 노린 공천 전횡으로 민주당을 거덜내고 있다. 그 칼에 주로 친문과 호남 인사들이 나자빠지는 상황이다. 친명계를 위한 사천(私薦)도 모자라 ‘법카 공천’까지 하고 있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부인 김혜경을 수행한 전 문재인 청와대 비서관을 전남 지역구, 현역을 빼낸 자리에 꽂아 넣었다가 비판이 거세자 긴급히 경선으로 돌렸다. 부인의 비서로 인연을 맺어 법카 비리를 잘 아는 내부인사 입막음용이라고 의심받은 밀실 사천 시도다.

‘이재명의 개딸 사당화’란 말이 신문에 날 때 골수 민주당 지지자들은 큰 동요를 보이진 않았다. 잠재적 1번(야당) 지지자들인 중도·무당층에서 먼저 반응해 여당 지지도가 7% 포인트 이상 더 높아졌다.

호남의 최근 민주당 지지세 폭락은 ‘대깨민’들도 탈 민주당 행렬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1주일 사이에 14%포인트가 증발, 50% 이하로 내려가는 게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 이탈자들이 집합하고 있는 곳이 조국 당이다. 이낙연 당은 믿음이 안 가는 데다 배신-분열 프레임이 걸려 있어 지지를 보내기가 껄끄러웠는데, 조국이 비례로 나오면서 부담을 덜어 줬다. 마음 편하게 지역구는 미우나 고우나 민주당, 비례는 조국에게 ‘옛다, 넌 이거 먹어라’ 하고 표를 주면 되게끔 구도가 변한 것이다.

조국은 이걸 노렸다. 그래서 목표 의석도 딱 10석이었다. 지역은 물론 비례마저 0석이 될 수도 있는 개혁신당의 김종인이 20석 운운한 것과 비교된다. 조국이 이준석, 김종인보다는 머리가 좋고 현실적이다.

그는 ‘3년은 너무 길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전에 탄핵으로 윤석열 정권을 전복시키자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재명도 조국도 개인의 복수심과 방탄, 차기를 위한 야욕으로 당을 만들며 바꾸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은 100석 안팎으로 당을 쪼그라뜨려 대표직에서 쫓겨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망나니 공천에 종북 통진당 무리들, 내로남불 조국 추종자들을 끌어들인, 3대 패착의 대가다.

이재명과 조국은 주초에 만나 의기를 투합했다. 조국은 공천 참사를 빚고 있는 이재명에게 우려나 조언은 한마디도 않고 ‘지역은 민주당, 비례는 조국 당’ 타령을 불러댔다.

조국은 10석 안팎 수확을 거두더라도 곧 대법원 선고로 막 단 금배지가 떨어질 것이다. 민주-조국 합해서 탄핵이 가능한 의석(180~200석) 확보의 꿈은 이미 일장춘몽이 돼 `조국의 강'을 건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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