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北 연루' 발언 도태우 후보 공천 재검토 나서자
韓 독단적 행보가 우파 연대 와해시킬 수 있다는 지적
네티즌들 "이런 게 종북 주사파 선동에 놀아나는 것"

도태우 국민의힘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19일 대구 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 중·남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
도태우 국민의힘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19일 대구 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 중·남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권 내 지지층이 두터운 도태우 같은 우파 후보 공천을 재검토하기로 발표하면서 한 위원장이 우파 세력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지금처럼 ‘한동훈 원톱’ 체제가 이번 총선에서 여당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국민의힘 공관위는 ‘광주 5·18’과 관련한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의 5년 전 발언을 문제삼아 도 후보의 공천을 재검토하고 나섰다. 한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5·18 관련한 도 후보자 발언이 가볍지 않다. 다시 여러 가지 생각해 보는 것이 우리 당이나 국민을 위해서 낫다"며 공천 재검토를 지시했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는 이번 결정이 ‘시스템 공천’과 거리가 먼 과도한 조치이며, 더 나아가 총선을 한 달가량 앞둔 시점에 여권을 분열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여권 내 핵심 인사인 신평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도 변호사는 대구에서 모처럼 나온 젊은 정치인이다"며  "게다가 그는 문제가 된 발언들이 당시 지역 분위기에 동조해 설익은 상태로 나온 것이라는 점에 대해 사과했다. 그가 이제부터라도 지역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국민의힘이 입장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국민의힘 내 당론도 분열됐다.

이날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5·18,  잘한건 잘한거고 못한건 못한 거고  명확하게 말할 줄 아는 게 민주주의 아닌가?  소수 의견은 의견이 아닌가?" "대구 시민들을 무시하고 욕보인 한동훈, 박은식, 김경율, 한지아를 당장 끌어내려야 한다" "도태우 공천 취소? 완전 미쳤군요. 우리 가족 모두 탈당합니다" 같은 격앙된 반응이 주를 이뤘다. 

여권 내 다수는 도 후보자에 대한 공천 재검토 결정이 정상적인 도덕성 검증 절차를 넘어선 편파적 인사 단행이라는 입장이다. 도 후보가 5·18 운동이 북한과 연루되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무려 5년 전 일이며, 도 후보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견해를 수정했음에도 재검토를 단행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도 후보자 공천 재검토를 다룬 ‘조선일보’ 기사에는 "이런 게 종북 주사파 선동에 놀아나는 것…도태우 자르면 우파 폭망한다" "공천 취소하면 국힘은 진짜 가망 없다" "공천 취소는 곧 한동훈 취소" 같은 댓글이 달렸다.

특히 도 후보자는 공천 지역인 대구 중·남구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강력한 상징성을 보유하고 있다. 여권 내에서도 범우파 세력을 결집할 만한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이같은 ‘유망주’를 총선 한 달가량 앞두고 공천 배제 위험에 처하게 한 것은 리더십에 근본적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한동훈 원톱’ 체제로 가면 위험할 것이라는 경고가 뒤따른다. 

더 나아가 한 위원장의 독단적 행보가 범우파 진영의 연대를 와해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공천 과정 내내 ‘중진 교체 실패’ ‘전투력 없는 비례대표 공천’ 등 논란을 빚어온 한 위원장이 도 후보자 같은 상징성 있는 인물을 내보낼 경우 우파 진영 상당수의 지지를 잃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자유통일당, 자유민주당 등 원외 우파 정당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지적이 쇄도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최근 이재명 ‘공천 파동’ 사태로 추락한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릴 준비에 나섰다. 특히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중심으로 진보당 등 주사파 세력과 연합하며 정치공세 수위를 높일 기세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민 여론은 한 위원장이 민주당의 정치 공세에 넘어가 주도권을 뺏기지 않을까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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