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에게 놀아날 것』... 워싱턴 특파원
『트럼프, 김정은에게 놀아날 것』... 워싱턴 특파원
  • 도널드 컥 워싱턴 특파원
  • 승인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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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에게 놀아날 것』

도날드 컥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6일 평양을 방문하여 1박 2일의 방북 일정을 마쳤다. 이번 방문은 폼페이오 장관의 세 번째 방북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할 때마다, 김정은으로부터 격식 있는 대접을 받았었다.

이번 방북 일정에서 김정은이 미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6.25전쟁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를 송환하는 일에 적극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측은 북한 측이 약 200여구에 해당되는 유해를 판문점을 통해 송환하고 유해는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히캄 기지를 통해 전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이러한 유해송환 과정은 미국 측 입장에서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 일정에서 지극히 외교적인 해법을 추구했다. 또 지난 싱가포르 회담에서 이루어 낸 합의 사항과 성과에 악영향을 미치기 않기 위해 극도로 조심했고 ‘압박’으로 보이는 듯한 언행을 삼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싱가포르 회담에서 나눴던 합의 사항은 실제로 진전된 것이 아무것도 없고 회담 당시, 미국 측이 아닌 북한 측이 제안한 사항만 서명문에 적혔다. 성 김 전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1일 판문점 내 북측 지역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실무협상을 가졌으나 비핵화 후속협상을 이끌어내는데는 실패했다.

성 김 대사는 지난 싱가포르 회담 시,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한 미국 측 고위 관리 중 한 명으로서 북한 측의 동향과 미북정상회담에 관해 수시로 대통령에게 보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며칠 전, 성 김 대사는 김정은의 오른팔이자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인 김영철과 만났다. 김영철은 지난 5월 뉴욕을 방문했을 때,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적이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도 백악관에서 만난 바 있다. 성 김 대사와 김영철의 접촉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방문하기 전, 의제를 조율하고 후속협상의 진전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미군 유해
미군 유해

◇폼페이오, 속지 않으려고 정신 바짝 차리고 눈 크게 떴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폼페이오 방북을 통해 적어도 북한 측이 오랜 기간 동안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고 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는 협상카드로 사용해 온 유해송환 문제를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대로 이행할 것을 기대했었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김영철이 직접 장관을 영접했다. 김영철과 폼페이오 장관은 마치 오랜 친구가 상봉한 것처럼 반갑게 인사했고 만찬을 즐겼다. 그러나 누가 누구를 속이고 있는 것일까?

미 국무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눈을 크게 뜨고 대할 것” 이라고 전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흥적으로 마련되었던 기자회견에서 김영철과 폼페이오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만났을 때, 굉장히 분위기가 좋았었다고 전했으나 만약 북한 측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분위기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으로 떠나기 전, 미북정상회담 이후 북한 측의 대응이 매우 미비했다는 점을 들어 방북의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넌지시 비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에 도착하기 전 일본의 요카타 공군기지를 경유했을 때, “양국의 정상이 각 나라에 그리고 전 세계에 약속했던 합의 내용의 이행을 철저히 하고 미북정상회담으로 가지게 된 모멘텀(momentum)을 계속해서 유지하고자 북한을 방문한다”며 방북 목적을 밝혔다. 즉, 폼페이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회담 이후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고 있는 김정은에 대해 실망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6월 12일에 서명된 싱가포르 합의문의 정신은 어떠한 경우에도 무시될 수 없다. 비록 성과가 전혀 없다 해도, 언론은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언어로 회담을 설명할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 일정에 베테랑 기자들과 동행했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 기자들은 역시 낙관적인 어조의 기사들을 쓰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랜 기간 서울에서 컨설턴트이자 작가로서 활동해 온 톰 코이너(Tom Coyner)
오랜 기간 서울에서 컨설턴트이자 작가로서 활동해 온 톰 코이너(Tom Coyner)

◇싱가포르 회담은 알고 보면 조크

오랜 기간 서울에서 컨설턴트이자 작가로서 활동해 온 톰 코이너(Tom Coyner) 씨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대해, “트럼프식 해석으로는 성공적이었던 만남” 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결국 트럼프식 해석이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라고 덧붙였다.

코이너 씨는 본지 기자에게 “싱가포르 회담은 하나의 조크(joke, 농담)였다” 며 “김정은은 계속해서 이득을 취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속이려 들 것” 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좋다고 여기는 것들에 동참하며 그저 그의 말을 따르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진실은 허황된 말과 행동으로 가리워질 수 없다며 “군사적/지정학적 관점에서, 미국은 원하든 원치 않든 북한에 놀아나고 있다” 고 경고했다.

donald@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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