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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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지식인만큼 계층인식이 애매모호한 존재도 없다. 노동자도 아니고 종교인이나 사회적 유산계급도 아닌, 항상 타인을 선동해야만 하는 별난 존재다. 카톨릭적 보편질서가 지배했던 중세나 세계를 제패했던 징기스칸의 법령 하에서는, 사회적 선동을 유발시키는 식자(識者)에 대한 대접은 억압적이거나 모멸적이었다.

자유주의 사상을 선도했던 영국에서 제일 먼저 사회계층으로서의 지식인에 대한 언급이 자생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17-18세기 계몽주의철학에 기반한 사회변혁을 겪으면서 하나의 확실한 사회계층으로 자리잡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부분 지식팔이 하는 사람들은 이재에 밝고 기회주의적이며 출세지향적이다. 이런 종류의 지식인들은 사회적 기득권을 지키려는 보수우파 쪽보다는 급진적 사회 변혁을 꾀하는 진보좌파 쪽이 훨씬 더 많다. 좌파지식인들의 큰 재주는 비현실적인 선동을 언어와 상징조작을 통해 그럴싸하게 현실적으로 보이게 만든다는 점이다.

물질주의에 빠져 원자화해 가는 한국사회에서 공동체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도전받아 왔다. 특히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좌파정권을 거치면서 한국 지식인들의 공동체 결속을 위한 사회도덕적 의무감은 급속히 소멸되어 갔다. 한때 지식인의 사회참여를 의미하는 ‘앙가주망’이란 말로 크게 회자되었던, 조국이란 좌파지식인의 위선과 기만은 대한민국 좌파지식인들의 비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한민국이 자유통일을 지향한다는 얘기는 남과 북이 체제를 달리하는 개별적 독립국가라는 의미를 깔고 있다. 북한 핵위협은 바로 북한이 이웃한 독립국가의 주권을 크게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다른 주권국가들이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북한보다 40-50배 더 잘사는 주권국가다. 그런데 왜 이 두 체제가 반세기 만에 그렇게 차이나게 됐는지에 대한 체제 비교연구는 없다. 민족이란 미명 아래 북한 눈치보는 좌파지식인들이 주도하는 남북관계를 넘어, 두 개의 독립국가 차원에서 남북한 비교연구가 시행돼야 한다. 그래야 왜곡된 한반도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다. 이것은 대한민국 보수우파지식인들의 사회도덕적 의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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