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이선희 여사, 강제북송 사례 증언...“북한 땅은 말 그대로 인간 생지옥”

“탈북민들 북송되면 가혹한 고문 받다 죽기도...임신부들은 강제낙태‧영아살해”
“중국 땅에서 가장 비열‧잔인‧악랄한 인신매매...집단 성폭행 당하고 성병 결려”
“한족 남자에게 며칠씩 성고문 당하고...수술을 받고 결국 평생 자녀 못 낳게 돼”
“술꾼인 중국 남편에게 날마다 매 맞으며 살다 자살 기도...결국 칼에 찔려 죽어”

“오직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 쳤고, 온갖 모욕‧천대 받으며 살아야 했다”
“중국 감옥 갇힌 2000명 불쌍한 탈북민들, 두려움에 떨면서 구원 바라고 있어”

지난해 12월 11일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통해 본 북한인권 실태와 대책' 국회포럼에서 발언 중인 이선희 여사.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해 12월 11일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통해 본 북한인권 실태와 대책' 국회포럼에서 발언 중인 이선희 여사. /유튜브 영상 캡처

“수많은 탈북 여성들이 중국 땅에서 성노리개로 강간을 당하지만 그 어디에도 호소할 데가 없습니다. 중국 공안들은 북한 정권과 한 편이 되어 자기들의 비위에 거슬리면 무조건 잡아 북송시킵니다.”

탈북민 출신 이선희 여사(탈북민자유연대)는 지난달 26일 국회의사당 소통관에서 열린 ‘중국정부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직접 본 <탈북민 강제북송과 인권유린 사례>를 증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여사는 “저는 2019년에 대한민국으로 온 탈북민”이라며 “저 지옥 같은 북한에서 1998년에 탈출했고, 중국에서 한족에게 1만5000원이라는 돈으로 팔리게 됐다. 그러던 중 1999년 4월 6일 중국 공안에 잡혀 북송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탈북민들이 북송되면 보위부에 의해 가혹한 고문을 당하며, 고문을 받다 죽기도 한다. 특별히 임신부들은 강제 낙태, 영아살해를 당한다. 고문 후에는 감옥에 수감되거나 강제수용소 등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하다 죽기도 한다”며 “실로 저 북한 땅은 말 그대로 인간 생지옥이며, 인권유린이 무참하게 이루어지는 세계 최악의 인권유린의 나라”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런데 북한뿐만 아니라 지금 저 중국 땅에서 또한 가장 비열하고 잔인하고 악랄한 인신매매가 벌어지고 있다”며 “중국 연길 조선족 브로커 집에서 17세부터 40세까지, 주로 어린 탈북 여성들 십여 명이 중국 남성 25명에게 근 20일 동안 밤낮없이 집단 강간 성폭행을 당했다. 여성들은 하혈을 했고 심지어 성병(매독)까지 걸려 치료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또 다른 한족 남자들에게 다시 팔렸다”고 증언했다.

또 “양강도 삼수에서 온 19살 어린 자매는 40살도 훌쩍 넘은 한족 남자에게 팔렸는데, 그 집안의 남성 4명에게 날마다 돌아가면서 성폭행을 당했고, 임신해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도 몰라 이러한 삶을 사는 것이 기가 막혀 슬프게 울던 그녀의 모습이 가슴 아프게 밟혀온다”고 전했다.

이 여사는 “‘명복’이라는 자매는 브로커가 처녀라고 속이고 팔았는데, 한족 남자에게 며칠씩 성고문을 당한 결과, 여성 생식기가 나와서 수술 받았고 결국 평생 자녀를 낳지 못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류영’이라는 자매는 술꾼인 중국 남편에게 날마다 너무 매를 맞으며 살다가, 견디다 못해 도망쳤는데, 다시 남편에게 잡혀 끌려와 온몸이 꽁꽁 묶인 채 가죽 혁띠로 때렸고, 다시는 도망치지 못하게 하겠다며 트랙터로 두 다리를 깔아뭉개서 완전 불구가 됐다”며 “자매가 자살하겠다고 농약 한 병을 마셨는데, 병원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서는 내 손을 잡고 엉엉 울면서 ‘언니야, 나는 왜 죽는 것도 이리 힘드냐’며 통곡하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끝내 자매는 34살에 칼에 찔려 죽었는데 죽을 때 너무 고통스러워서 살고 싶다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그 눈동자를 잊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또 “무산에서 온 저와 동갑인 ‘순녀’라는 자매는 한족 남편에게 매를 맞고 넘어지면서 창문에 부딛혀 창문 유리가 깨지자, 남편이 깨진 창문 유리 사이로 그녀의 머리를 밀어당기면서 깨진 유리에 얼굴 사방이 찢겨 만신창이가 됐고, 평생 수건을 쓰고 다녀야만 했다”며 “그런데 결국 2024년 남편의 고발에 강제북송 됐다”고 했다.

그녀는 “자궁암에 걸렸던 한 자매는 아기를 낳자마자 젖 한 모금도 물리지 못한 채 뜰채에 실려 강제북송돼 억울하게 죽었다”며 “수많은 탈북 여성들이 중국 땅에서 성노리개로 강간을 당하지만 그 어디에도 호소할 데가 없다. 중국 공안들은 북한 정권과 한 편이 되어 자기들의 비위에 거슬리면 무조건 잡아 북송시킨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오직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 쳤고, 온갖 모욕과 천대를 받으며 살아야 했다”며 “‘나라 없는 백성. 상갓집 개만도 못하다’는 말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그들이 조롱해도, 짐승보다 못한 고역을 치르면서 아파도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울고 싶어도 마음 놓고 울지 못했다. 중국 땅에서 억울하게 죽은 우리 탈북 자매들의 원한을 갚아줘야 하겠기에 이를 악물고 살아서 여기까지 왔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태어난 게 죄인가? 부모를 잘못 만난 게 죄인가? 가난이 죄인가?”라며  “지금 중국 감옥에 갇혀있는 2000명의 불쌍한 탈북민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구원을 바라고 있으며, 하늘을 향해 살려달라고 애타게 부르짖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모든 것을 외면하지 말고 중국 감옥에 갇혀있는 2000명의 사랑하는 탈북민들을 하루 빨리 풀어주고 진심으로 사죄하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외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