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이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다고 한다. 새 정권의 압박을 물리치겠다는 뜻. "법이 보장하는 임기"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그 말이 맞기는 하다. 새 정부라도 그냥 나가라 할 수는 없다. 명백한 부정과 비리가 있어야 한다.그러나 김 총장은 자신의 임기가 단순히 법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정치문제라는 것을 꿰뚫고 있을 것이다.검찰총장 임기제는 1988년 정치권력으로부터 검찰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 중립성은 아무리 대통령이 총장을 임명했어도 부당한 지시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 임기보장은 잘못된
역사·문화적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동질성이 깊다. 그리스정교를 믿고 러시아어 통용이 일반적이다. 서기 882년부터 1240년 동유럽 전반을 다스린 키예프루스인들은 현재 우크라이나·러시아·벨라루스의 선조다.루스라는 언어에서 러시아가 나왔다는 일반론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역사문화적 관계가 얼마나 긴밀한가를 알 수 있다. 또 미·소 냉전시기 철권을 휘둘렀던 흐루시쵸프와 브레즈네프 서기장의 출생지가 우크라이나였다는 사실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관계의 친밀도를 말해준다.작금의 문제는 독립 후 일어났던 2004년 오렌지혁명에도
3·9 대선에서 패한 이재명은 정치 일선에 컴백할 것인가.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얻은 47.8%가 간단치 않은 수치다.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얻은 표가 48.0%다. 이재명은 문재인만큼 표를 얻은 것이다. 수치로는 속칭 ‘진보진영’을 충분히 대표할 만하다.18대 대선 당시 박근혜·문재인 후보가 모은 표는 우리사회 보수-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수치로 보면 틀리지 않는다. 당시 박 후보는 51.6%, 문 후보가 48.0%다. 이 수치는 보수-진보가 각각 자기 진영에서 모을 수 있는 표를 최대치로 긁어모은
지난 칼럼에서 필자는 문재인 치하의 한국군이 전투집단이 아닌 의장대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기무사(현 군사안보지원사) 해체 과정의 진실도 전하겠다고 했는데, 그에 대한 관심은 최근 접한 현대사 학위논문 때문이다.‘대한민국 건국기 군 정보기구의 조직과 활동’(윤서하)이 그것인데, 흥미로운 건 기무사의 원조 육군특무부대의 창설(1950년)은 이승만 대통령의 결심이란 점이다. 본래 그는 국가 차원의 정보기구를 꿈꿨다. 뭘 모르는 국회가 한사코 반대하는 바람에 특무부대로 방향을 틀었던 것이다.그것이 보안사(77년), 기무사(91년)를
사강(Francoise Sagan)은 1954년 18세 때 첫 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세계 문단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이후 나오는 소설마다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자유분방한 생활로 유명했고, 약물에도 의존해 "나는 나를 파괴시킬 권리가 있다"라는 유명한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그의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큰 인기를 끌었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영화는 잉그리드 버그먼, 이브 몽탕, 앤서니 퍼킨스 등이 출연해, 화려한 국제적인 캐스팅으로도 유명했다.지난달 말 서울시향 정기공연의 메인 곡목은 바로 그 소설/영화의 메인 테
난 애초에 청년정치에 기대가 없다. 혹은 회의적이다. 우선 청년정치를 주장하는 청년들이 청년이 ‘하는’ 정치를 말하는 건지, 청년을 ‘위한’ 정치를 말하는 건지 스스로도 규정짓지 못하고 있다.‘청년’정치인이니 ‘여성’정치인이니 하는 수식이 필요한 이들은 타고난 성별이나 누구나 지나가게 되는 시기를 명분으로 삼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음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당장은 그러한 수식들이 방패막이가 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자신에게 제약을 걸어두는 장치가 될 수도 있다.기성정치인들로 하여금 해당 정치인을 청년, 여성이라는
정보기관의 별명에 관한 유머 세 가지.유머1: "저 수족관(aquarium)에는 어떤 물고기들이 살고 있나요?" "피라냐(piranha) 한 종류만 살고 있지!"유머2: 스파이가 죽어 천국에 갔다. 베드로가 "너는 세상에서 무엇을 하다 왔느냐?"고 물었다. "잘 아시잖아요! 아무 말도 못해요 (Never Say Anything)"유머3: 서커스(circus)에서 일한다는 한 부부가 입양기관을 찾았다. 복지사는 서커스단에서 아이가 잘 자랄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이런 저런 질문 끝에 마침내 입양을 허가하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물었다.
대선이 끝나고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면서 대한민국은 여가부 폐지, 여성 할당제 등을 둘러싸고 다시 논쟁 중이다.이러한 사회적 사안들을 관통하는 한 가지 쟁점은 기존 질서체계의 실익을 고수할 것인가, 시대적 변화에 대처하는 융통성을 발휘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모든 사회적 안건은 이 두 가지 저울질을 통해 변화되고 결정된다.기존의 패러다임을 뒤엎고 진보된 혁명을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이라고 비유한다. 정부와 교회, 과학자들로부터 지지받던 천동설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로 대체되면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지동설의 합리적 근거에
마르크스와 동시대를 살았던 천재 철학자 토크빌 (Alexis de Tocqueville)은 프랑스혁명이 무조건적인 획일적 평등의식 때문에 실패했다고 봤다. 그는 프랑스가 미국처럼 자유민주주의를 도용해 보다 안정되고 성숙한 제도로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런 그의 노력은 9개월간 미국 여행 후 집필한 '미국의 민주주의'에 나타나 있다.토크빌은 1839년부터 1851년까지 12년 동안 국회의원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했다. 그러나 선동적인 웅변술이나 사교술에 능하지 못했던 그는 평생 우울증을 앓았다. 머리로는 진보였지만 가슴으로는 보수
지난 7일. 대선을 이틀 앞두고 대학 과동기들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소란이 빚어졌다. 늦은 나이에 입학해 형이라고 불리는 A가 항간에 나돌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 ‘찌라시’를 올린 게 발단이다. 내용은 민망했다. 집단강간 사건을 다룬 것이기 때문이다.A는 몰매를 맞았다. B는 근거 없는 글은 삭제해 달라고 했다. C는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구는 윤석열 후보를 욕할 줄 몰라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D는 대뜸 A를 ‘노친네’라고 부르며 B의 말을 새겨들으라고 주문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첫 회동이 무산됐다. 알고 보니 청와대가 5월9일까지는 내가 대통령이라면서 인사권 행사를 강행할 뜻을 굽히지 않아서다. MB 사면 문제가 걸림돌인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임기가 두 달도 안 남은 문 정권이 공공기관·공기업 요직에 ‘낙하산 인사’를 계속 내리꽂고 있다. 지난달엔 한국공항공사, 한국마사회, 원자력안전재단,IPTV방송협회 수장에 청와대 수석비서관, 친정권 시민단체 출신 인사를 임명했다.이달 들어서도 친문 인사를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출신과 민주당 보좌관
지난 5년간 망가진 게 어디 한 둘인가. 심각한 건 자유민주주의 헌법 체계가 망가졌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기에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들어내고 ‘민주주의’로 고치려 했다. 북한은 이미 ‘인민민주주의’에서 ‘인민’을 뺐다. 연방제를 염두에 두고 남북간 ‘체제 공통성’을 억지로 만들려 했다.이에 교감한 문 정권이 ‘자유’를 삭제하려다 실패한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용어는 수정이 가능하지 않다. 그 자체가 완성형이다. ‘자유’를 삭제하면 광장민주주의·인민민주주의·유사전체주의로 제멋대로 가버린다. 파시즘, 수령전체주의도 민주주의로
문재인 대통령이 무궁화대훈장 챙기기로는 부족한 모양이다. 자기 사람 챙기기에 바쁘다. 욕심이 지나쳐 탐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재외공관장 인사에 이어 검찰, 공기업 등에 인사를 서두르고 있으니 다음 대통령을 무시하는 일 처리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권한인 인사권을 미리 뺏는 야비한 짓이다.문 대통령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법에 의한 임기 보장이 아니면 자기가 챙긴 사람들을 새 대통령이 얼마든지 자를 수 있다는 것을. 그러나 그럴 경우 많은 문제가 일어난다. 교체 과정에서 시간을 낭비한다. 행정공백이 생긴다. 나라의 손실이다.
2018년 3월 14일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1942-2018) 박사가 세상을 떠났다. 호킹 박사는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튼, 상대성이론을 발견한 아인슈타인에 이은 최고의 물리학자로 꼽힌다. 그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우주 생성과 운영 원리 등을 설명했다.생전에 호킹 박사는 과학자적인 판단과 혜안으로 지구와 지구인에 대한 ‘예언’을 남겼다.우선 호킹은 인공지능(AI)이 인간에게 두려운 존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17년 호킹은 와이어드(Wired)와의 인터뷰에서 "요정은 병에서 빠져나온다"는 말로 AI에 대한 우려를
작가 : 차명진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국민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부부가 무궁화대훈장을 스스로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두 사람 훈장 제작비가 무려 1억3600만원이라니 모두들 속쓰림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나라가 이 지경인데 부부는 어찌 그렇게도 국민들의 심정을 모를까?" 대통령들이 이 훈장을 받을 때마다 갖은 욕을 먹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염치도 눈치도 없다. 탄식이 절로 나온다.무궁화대훈장은 현직 대통령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논란이 상당했다.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은 대통령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잘한
더불어민주당이 또 제 무덤을 파고 있다. 새로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가 ‘범죄 혐의자’ 이재명 비호(庇護)에 나섰다. 민주당이 새롭게 태어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13일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들고 나온 "대장동 특검 법안 3월 임시국회 처리" 발언이 딱 그렇다. 누가 봐도 정치 꼼수다. 속이 훤히 보인다.대장동 특검법은 국민의힘이 먼저 발의했다. 지난해 9월 이재명 후보(전 성남시장)의 배임이 너무도 명백한 대장동 사건이 터지자 민주당은 총력 방어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세 차례 특검을 요구했다. 민주당은 말로는 "특검하자"며
천안함 폭침 사건 뒤인 2010년 봄 무렵이다. 이명박 정부의 고위 인사가 망명객 황장엽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북한을 너무 몰아붙이면 구석에 몰린 쥐처럼 우리에게 달려들지 않을까요?" 얼굴이 일그러진 황장엽이 되물었다."누가 쥐이고 누가 고양이란 말이요? 서울 불바다를 호언하고 핵을 가진 북한이 고양이 아닙니까?"그런 북한이 지금 핵무기 체계 완성단계이고, 급기야 괴물 ICBM까지 발사할 기세다. 이게 다 우리의 느슨한 대응 탓이고, 결정적으로 문재인 정권 시절의 평양 비호 탓이다.저들도 드디어 임자를 만났는데 그게 필자 판단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걱정이다.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영화 ‘그을린 사랑’(드니 빌뇌브 감독, 2010)을 떠올린다. 레바논 내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전쟁으로 빚어진 한 가족의 잔혹사를 냉정하게 다룬다.잔느와 시몽, 쌍둥이 남매는 어느날 갑자기 말을 잃고 죽은 어머니 나왈이 남긴 유서를 보게 된다. "내 장례를 치르지 마라 비석도 세우지 마라 나를 하늘을 보도록 눕히지 말라"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또 존재조차 몰랐던 아버지와 또다른 형제를 찾아 각각 편지를 전해달라고 했다.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