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이나 북중 국경에서 북한 땅을 바라보면 산이 온통 민둥산이다. 산이 벌거벗게 된 주된 원인은 땔감 부족과 불법 개간이다. 석탄 매장량이 많음에도 경제난으로 탄광들이 석탄을 제대로 캐내지 못한다. 탄광이 그러니 화력발전소가 가동하지 못한다. 주민들은 나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함부로 나무를 베면 처벌받는다는 걸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생쌀을 먹을 수 없고 얼어죽을 수 없어 주민들은 서서히 ‘대담’해졌다. 대담해진 북한 주민들이 민둥산을 만든 과정을 몇 단계로 정리해본다.1단계-국가에서 승인된 나무만 땔나무로 벤다.2단계-뇌물과
소설가이며 독립운동가인 홍명희(1888-1968)는 최남선·이광수와 더불어 조선의 3대 천재로 일컬어진다. 소설 의 저자로 민족문학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홍명희는 해방정국에서 노골적으로 색깔을 드러내 좌익친탁운동을 했다. 1948년 4월 김구·김규식과 더불어 평양에서 열린 제정당시민단체연석회의에 참석했다가 평양에 눌러앉아 숙청의 피바람을 피해 승승장구한 처세의 달인이었다. 북조선 초기 남북협상과 대남공작에서 공적이 대단했던 공산주의자였다.홍명희는 일찍이 일본에 유학했으나, 경술국치 때 관료였던 부친 홍범식의 자
북한 김정은이 자신들이 정한 해상 경계선을 적시하고 조금이라도 이 선을 침범하면 즉각 격멸하겠다는 위협을 하고 있다. 또 김정은은 지난 14일 ‘바다수리-6형’이라는 신형 미사일의 검수사격시험을 직접 지도하고 전투편제 개편안을 승인했다. 이는 이어지고 있는 경고가 단순 위협이 아님을 강조하는 행보로 보인다.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때 그 주모자는 김정은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김정은이 포병술을 배웠고 그 도발을 직접 지도했다는 것이다. 군 경력 없는 후계자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폭거였다. 그리고 지금 또다시 이 지역에
의료 대란이 눈앞에 오고 있다. 20일 인턴·전공의들이 무더기로 의료 현장을 이탈했다. 전공의 절반인 6415명이 사직서를 냈다. 사표 수리는 없다. 사직서를 낸 절반이 출근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20일 기준 831명에게 업무 개시명령을 내렸다. 전국 의대생들도 동맹 휴학을 하겠다는 성명서를 냈다.의료 현장은 공포를 동반한 불안감이 휩쓴다. 응급실에서 밤새 대기하는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급한 암환자가 수술을 받지 못한다. 외과 응급처치가 필요한 환자들이 피를 흘리며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간단하게 말하자. 의사들은 지
과거 필자의 대학시절, 신입생마다 받아드는 공통교과서가 한 권 있었다. 두툼한 책의 표지엔 ‘국민윤리’(國民倫理)라고 큼지막하게 한문으로 쓰여 있었다. 냉전체제 하 소련과 중공, 북한 등 강력한 공산진영과 대치하는 가운데 연일 반정부 시위를 했어도, 당시 대학생들은 국가 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만큼은 확고했다. 국민윤리 책에서 배운 것이 뇌리에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새 그 책은 사라지고 신앙처럼 견고했던 반공의식은 구세대의 전유물이 되고 말았다. 좌익들이 장악한 사회에서는 윤리의식도 바닥에 떨어졌다.조국 전 법무부 장
"정치 입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도움을 줬고, 정치 기술은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배웠다. 정치 철학은 유승민 전 의원과 공유하고 있다. 최근엔 오세훈 시장에게서 정치 매너를 배웠다." 36세 이준석이 제1야당 대표가 된 2년 반 전,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83세 정치 거간꾼’ 김종인에게서 정치 기술을 배웠다는 대목에 눈길이 간다. 본인의 정치 행태(배제·낙인·싸움)에 대해 비판을 주로 받는 사람이 그 기술을 배운 대상을 밝히다니, 과감하고도 도발적이다.김종인은 이준석의 정치적 조부(祖父)다. 둘은 서로 아주 존중하는
22대 총선을 50여 일 앞둔 현재 각 정당의 공천 작업이 이제 중반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친명계 중심의 밀실 공천과 친문과 친명이 대립하는 소위 ‘문명 갈등’으로 분열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민주당의 4선 중진인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불공정한 공천에 반발하며 ‘1호 탈당 현역의원’이 됐다. 공천과정에서 오로지 이재명 대표를 위한 민주당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앞으로 탈당하는 민주당 현역의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공천 시즌만 되면 계파싸움과 사천(私薦) 논란으로 당 지도부와 탈락한 후보들의 충돌과 탈당하는
동양문명권에서는 국가를 운영하는 지도자의 통치술을 ‘치국경륜’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한다. 반면 서양문명권에서는 ‘스테이트크라프트’ (Statecraft), 즉 지도자 개인이 갖는 최상의 국가통치 능력을 강조한다. 지도자의 국가통치 능력을 이런 생소한 단어로 묘사하는 이유는, 국가통치 영역 자체가 학문적 지식체계로는 설명할 수 없는 탁월한 개인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다시 말해 어느 시대든지 국가통치 영역은 항상 지도자 개인이 스스로 시대와 환경을 읽어내야만 하는 실천지(Prudence)인 동시에, 누구도 가보지 못한 암묵지(T
사회적으로 꼭 지켜야 할 것이 법이다. 법이 통용되지 않는 사회는 혼돈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신화에서 율법의 여신이 테미스다. 테미스는 그리스어로 율법을 뜻하며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땅의 신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6번째 딸이다. 그녀는 가이아로부터 예언술을 이어받아 두 번째로 델포이 신탁의 수호신이 되어 앞날을 내다보는 능력과 세상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러한 능력은 제우스를 능가하게 되었다.테미스는 제우스가 거인족과 싸움을 벌일 때 그에게 암염소 아말테이아의 가죽으로 방패를 만들어 몸에 걸치고 싸우라고
영문 제목 ‘대한민국의 탄생’(The Birth of Korea)이 가리키듯,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은 초대 대통령 이승만 재임시 대한민국 건국 및 전쟁에 대한 사실들을 보여주고 있다.법과 제도는 국민의 마음을 기반으로 한다. 이 마음은 역사가 만든다. 역사를 통해서국민정체성이 확립될 때 법이 실현되고 나라가 움직인다. 역사는 국가를 움직이는 자산이다.이승만 대통령 재임시 대한민국에 대한 다큐는 건국과 전쟁의 역사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구체적으로 지적한다.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승만에 대한 왜곡된 평가의 근거인 허위 사실을
작가 : 차명진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일반적으로 방산매출과 방산수주(受注)라는 두 영역이 혼재돼 있지만, 여러가지 숫자들이 실감나도록 발표 및 표현되고 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방산기업 매출은 20조6502억 원으로 추산된다. 사상 처음으로 매출 20조 원을 넘겼을 뿐만 아니라 전년도 달성했던 신기록(16조8300억 원)을 1년 만에 경신했다.2023년도 국방예산이 약 57조 원이었고 그 가운데 무기개발 등에 지출되는 ‘방위력 개선비’가 16조9000억 원이었음을
공공임대 주택 건설이 지지부진을 넘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다 서민 주거안정망이 통째로 붕괴될까 두렵다.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공임대주택 착공 건수는 불과 7398채. 그 전해인 2022년은 1만5815채였다. 1년 만에 53.2%가 뚝 떨어졌다. 지금까지 이런 급락은 없었다.근본 원인은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이다. 미국의 연준 기준 금리 하락이 예상보다 더디고 공사비는 천정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미·중 갈등과 세계 정세 변화로 인한 공급망 교란이 건설업계까지 목줄을 누르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프
민주당과 국민의힘 이탈 세력이 결합하는 정치 실험으로 주목받았던 개혁신당이 통합 선언 11일 만에 갈라섰다.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20일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며 이준석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개혁신당(이준석·양향자), 새로운미래(이낙연), 원칙과상식(조응천·이원욱), 새로운선택(금태섭) 등은 이합집산이 불가피하게 됐다.이낙연은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며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전날 개혁신당 최고위원 회의는
다큐 영화 ‘건국전쟁’과 관련된 화제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2월 안에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한다는 흥행 대박 소식도 그러하고, n차 관람 열풍에 "감동했다", "울음이 나오더라"는 리뷰도 끝없다. 건국 대통령 우남 이승만에 대한 무지의 벽이 깨져 나간다는 것부터 감격이다. 하지만 영화 한 편으로 현대사에 관한 편견을 다 깰 수 있을까? 결코 아니다.적어도 30년 이상 지식 대청소의 후속 작업이 진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학교 교실은 물론이고 영화·출판·미술·연극 등 장르에서 ‘건국전쟁’ 급의 문화상품이 쏟아져야 한다. 신문 방송
축구 국가대표팀이 파벌과 하극상 등 ‘군기 문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무엇보다 미래 축구 꿈나무들이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니 안쓰럽다. 스포츠나 대중예술의 스타들은 동심을 지켜줘야 하는 불문율이 있다.3대 제임스 본드 로저 무어는 1983년 비행기에서 한 아이에게 사인을 해줬다. 그런데 적힌 이름이 제임스 본드가 아니었다. 아이는 울상이 됐다. 그는 꼬마에게 귓속말로 "난 제임스 본드야. 하지만 그렇게 쓰면 블로펠드(007시리즈의 악당)가 우릴 찾을 수도 있어"라고 달랬다.꼬마는 어느덧 서른 살의 사진작가가 됐고, 유니세프 홍보대사가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베트남을 방문, 베트남과 ‘남중국해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은 이 협정을 통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새로운 공식 ‘표준지도’를 발표해 남중국해의 약 90%를 중국 영해로 명시했다. 그러자 관련국가들이 강력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는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번에 필리핀과 베트남이 협정을 체결한 것은 이같은 새로운 대응방식의 연장선상에 있다.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는 중국의 무리한 주장에서 기인한다. 당초 중
최근 서울 시내를 다니다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나 기아 등 국산 자동차 회사 로고가 아닌 생소한 로고를 달고 있는 버스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에서 팔린 전기버스 총 2821대 중 절반 이상인 1528대가 수입산이다. 이들 대부분은 중국 업체인 비야디(BYD)와 하이거 등에서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국산 전기버스의 중국 수출은 ‘0대’인 반면,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수입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이를 뒷받침하는 통계는 또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점쳐지던 4·10 총선 구도가 변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반면 민주당은 눈에 띄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변화의 요인 가운데 하나가 공천을 둘러싼 차이라는 지적이 많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친문 죽이기’가 노골화되면서 사당화(私黨化) 논란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은 시스템 공천을 통해 잡음을 최소화하고 있다.민주당은 지난해부터 총선 200석을 거론하곤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개헌을 주장하는 자도 있었다. 총선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던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반체제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의문사를 해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는 푸틴 정권이 오는 3월 15일-17일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반대파 의지를 꺾기 위해 내부 단속 차원에서 살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는 인권 유린이고 자유와 민주주의 파괴다.나발니는 푸틴에 반대하는 반체제 인권변호사로 푸틴의 핵심 정적이었다. 그는 2011년 ‘반부패재단’을 창설한 후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며 반정부 운동을 이끌어 왔다. 2016년 12월 대선 출마 선언 4달 뒤 독극물 테러를